2011년 2월 15일 화요일

게임 음악의 명반, 우정과 모험의 FF5 피아노 콜렉션

파이날 판타지 4의 PC(Piano Collection)에 이어지는 앨범이랄 수 있는 게 이 FF5의 PC이다.

 FF4와 FF6가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처럼, FF5는 FF3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내가 FF5하면 떠올리는 게 바로 우정인데 우정에는 반드시 모험이 따라야 제맛이듯,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FF 시리즈 중에서 가장 모험의 느낌이 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FF4에선 인물들 간의 여러 애증이 얽혀져 있었지만, FF5는 간단하게 그냥 (다양한) 우정들이 존재한다.
 주인공과 레나, 파리스, 가라프, 쿠루루 등 이 주인공 일행은 누가 누구와 연애질을 하고 뭐 이런 거 없이,
정말로 순수한 우정으로 뭉쳐 세상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이들의 우정은 전대의 새벽의 4용사의
우정을 떠올리게 하며, 세대를 교체하면서도 이어지는 우정의 모습은 참 찡한 면이 있다.
 심지어 이 우정은 적과의 사이에서도 존재하는데, 최강의 방어구를 제공(!)해 주는 길가메슈와
주인공들의 뜨거운(!) 우정은 그들의 상황을 떠나서 좋은 친구들처럼 보일 정도다.
 인물들 간의 애증의 발전과 해소, 실종 등 다양한 상황들을 엔딩에서 설명해야 했던 FF4나 FF6와 달리,
그래서 주인공들이 그저 다같이 달리는 FF5의 엔딩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시원하고 상쾌하기도 하다.

 암튼 이 FF5 역시 피아노 콜렉션이 존재한다.
 퀄리티는 역시 죽인다~ ^^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01 A Presemtiment - 오프닝 음악. 뭐 뻑쩍지근하게 마왕이 출현한다던가
세상에 거대한 재앙이 온다던가 하지는 않는 비교적 소박한 발단이지만,
소박한만큼 등장 인물들의 거리감은 가깝게 느껴진다.
 피아노로 무슨 장난질이냐 연습질이냐싶은 부분들도 있는데, 실제 오프닝의 재현이다. ^^
02 Tenderness In The Air - 마을의 테마로, 모험에 지친 여행자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의
멜로디를 피아노의 맑은 느낌으로 보여준다.
03 Harvest
04 Ahead On Our Way - FF5의 메인 테마. 정말이지 FF4,5,6의 힘이 느껴지는 게 이 메인테마들이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이후 시리즈에서도 메인 테마가 이렇게 존재감이 있는 시리즈가 없던 것 같다.
피아노 음색의 메인 테마는 아주 매력적이다.
05 Critter Tripper Fritter !? - 모구리의 테마. ^^
06 My Home, Sweet Home - 원래 멜로디 자체가 좀 옛날스럽다랄까 추억을 자극한다랄까 그런
느낌이 있는데, 피아노의 잔잔한 음색은 그런 느낌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준다.
07 Mambo De Chocobo - FF5에서 특히나 이 음악이 인상적일 수밖에 없는 게,
제목 그대로 진짜 초코보가 맘보춤을 추는 장면에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흑초코보가 날기 전에 이 음악에 맞춰 맘보춤을 추던 그 장면이란! ^^
이 멜로디는 의외로 피아노 음색이 맘보 느낌에 잘 어울린다.
08 Lenna`s Theme - 레나의 테마. 여러 악기들이 각자의 멜로디로 테마라는 이름 아래 어울렸던
원곡과 달리, 피아노 버젼은 풍부한 느낌은 즐어 들었지만 대신에 밀도는 높아진 느낌이다.
09 Music Box - 추억의 오르골 음악. 피아노로 연주하는 오르골 음악? ^^
10 Battle With Gilgamesh - FF5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테마곡일지도?
피아노로 재현된 멜로디는 마치 예전에 라이벌과 뜨거운 대결을 벌이던 시절을 추억으로 회상하는
느낌을 준다. 길가메슈는 차원의 틈새에서 잘 지낼까? ^^
11 Waltz Clavier - 제목 그대로... 난 왈츠 별로 안 좋아한다. ^^;;;
12 Dear Friends - 친애하는 친구에게... 오래전 친구가 남기고 간 편지를 열어볼 때 이 음악이 나오면
딱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13 The New Origin



 역시나 FF5를 플레이했다면 절대로 구입해야 할 앨범이겠다. ^^

뜨거운 우정을 간직한 길가메슈와의 마지막 만남 - FF5 | 게임과 노는데 문득!

FF5에서 잊을 수 없는, 아니 그동안 즐겼던 무수한 RPG 중에서 잊을 수 없는 적 캐릭터라면
바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게 FF5의 길가메슈다.

 엑스데스의 부하로 나와서 몇번 싸우게 되는데, 단순한 엑스데스 꼬봉과 단순히 사무적인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길가메슈다운 싸움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적과 아군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 가는 대사들에선 이 캐릭터가 적으로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계산적으로 봐도 이 캐릭터는 참 고맙다. 최강의 방어구 시리즈인 겐지 시리즈를 공급해 주니 말이다. ^^;;;

 암튼 그 길가메슈의 마지막 장면이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스퀘어에닉스에 있습니다 ]
엑스데스에 의해 차원의 저편으로 날려졌던 길가메슈는,
라스트 던젼에서 위기에 처한 주인공들 앞에 홀연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자아 듬뿍한 말투만 봐도 반가울 지경이다. ^^



그리고 친구(!)인 주인공들을 위해 스스로 보스 네크로포비아와 맞서는데...



그 와중에도 뜨거운 우정을 생각하며 주인공 일행들에게 말을 걸어 온다.





할아버지인 가라프의 죽음으로 대신 파티에 들어온 쿠루루에겐,
니 할아버지 좀 짱이었삼...이라고 위로해 준다. (^^;;;)



그외에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대사를 던지지만...



반드시 대답을 해 주는 것은 아니다. ^^;;;



그리고 드디어 주인공과의 대화다.







주인공과는 한번 1대1로 싸워 보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크아, 정말로 게임 속 이 캐릭터와 그동안 우정을 쌓아 온 느낌이 들 정도다. ^^



질투(^^;;;)에 눈이 먼 네크로포비아가 죽인다고 소리치지만...



그것은!!!



이쪽의 대사다!!!...라고 받아치는 길가메슈!
멋진 장면에 멋진 대사다. ^^



그리고 자폭으로 네크로포비아의 방어막을 박살 내며 산화한다.



마지막 방어막을 길가메슈가 없애준 지금,
친구의 희생에 대한 분노를 이제 벌거벗은 네크로씨한테 풀어야할 뿐!!!



원래 방어막에 의지하는 녀석인만큼 약골이라 조금만 때리면 바로 죽는다.
약하니까 방어막 따위에 의지하는 것이다.


 암튼 참 멋진 캐릭터였다. 테마 음악도 매력적이고...
 별별 상황에서도 별별 캐릭터들이 돌아오기도 하는데,
나로선 길가메슈가 저 차원의 틈새 어디선가 살아 남아 모험을 하고 있을거라 믿고 싶다. ^^.

게임 음악의 명반, 세기말의 FF6 피아노 콜렉션

파이날 판타지 5의 PC(Piano Collection)에 이어지는 앨범이랄 수 있는 게 이 FF6의 PC이다.


비교적 순수한 모험의 느낌이 가득했던 FF5와 달리,
뭔가 좀 더 복잡한 인간 심리 느낌이 나는 FF4를 생각나게 하는 걸 넘어서,
황폐하고 희망에 굶주린 그런 느낌의 곡들로 가득한 FF6의 음악들을
피아노로 편곡해 적당한 정도로 우울하게 들려 준다.


 발매 시기가 아직 세기말에서 여유가 있던 시기인 94년이였음에도,
그리고 이후로 세기말 이전에 (애매한 FF9는 제외하고도) FF시리즈가 두개나 더 나왔었지만,
이 작품만큼 세기말에 어울리는 작품은 없었다.


 기존 FF시리즈와 달리, 시작부터 참 암울한 느낌의 음악과 상황으로 시작하고,
이후로도 이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서 마왕 같은 보스를 저지한다거나 혹은 어떤 모험의 계기가 되는
이벤트들을 해결해 나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시리즈라고 하겠다.
 때문에, 적당히 캐릭터들이 모이고 모험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고 해소가 되고,
엔딩에서 정말 후련하게 들판을 질주하던 FF5와 달리...
 각자의 절박한 사정으로 모이게 된 캐릭터들이기에 게임 내에서 겪게 되는 갈등이나 이벤트가
단순한 레벨업용 이벤트로 다가오지 않을 분위기였고, 캐릭터 숫자도 세대를 거치며 전승하는 스토리도
아니면서 한번에 3개의 파티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데다가 심지어 캐릭터들끼리 꼬이기도 한
스토리 덕분에, 그런 캐릭터들 각자의 이야기도 마무리하고 다른 캐릭터와의 이야기도 마무리하고
또 전체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Coin Song으로 시작하는 엔딩은 당시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길었고,보통 마무리에선 다들 행복해 지는 상식과 달리 캐릭터들의 스토리에 따라 비극적인 엔딩도 등장할만큼
참 분위기가 달랐던 작품이다. 캐릭터들 사이의 은원 관계, 심지어 출생의 비밀까지 존재하는 등
여러모로 정말 달랐던 작품...
 그전까지의 시리즈에서도 세계에 변동이 생기는 정도의 일은 있었지만, FF6에서는 진정 세계가
한번 망해버릴 정도의 비극적인 대재앙을 겪으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세기말스러워져서...
망해버린 세계에서 살아남은 시드와 세리스의 이벤트는 당시 충격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노인네 할배가 젊은 처녀 세리스에게 욕정을 뿜었다!...라는 건 절대 아니고... ^^;;;
앓아 누운 시드를 위해 물고기를 잡아 와서 먹여야 하는데, 최고로 건강한 물고기들로만 서둘러서
제한 시간 안에 잡아다 먹이지 않으면 시드가 죽어 버리고 세리스가 비통함에 충격을 받는 이벤트가
나온다. 시드의 등장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그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진짜 리셋까지 해가며 노력해야 하는데... 고기가 멈춰 있는 놈, 그냥 움직이는 놈,
엄청나게 빨리 움직이는 놈 순으로 신선도가 달라지는데, 일부러 최악의 품질인 멈춰 있는 고기만
가져다가 먹여서 8282 시드를 죽여 버리는 게이머들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질 나쁜 고기를 먹이면
먹으면서도 쿨럭쿨럭 해대는데... -.-;;;)

 게임의 색깔도 이전에 비해 한층 어두운 톤이 되었고, 등장하는 몬스터나 심지어 마법 등도
세기말적인 느낌 물씬 나게 우울했다.


 게임 자체가 그런 분위기이니만큼, 음악도 그런 분위기를 더 살렸다 싶을 정도로 우울하다.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01 Tina - 우울한 출생의 비밀의 주인공답게, 테마 음악도 우울하다.
눈발을 헤치고 어둠 속을 걸어가는 시작 장면에 딱 어울리는 음악...
02 Gau - 그나마 희망적인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인 가우의 테마 음악.
고난이나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듯한 멜로디 구성이,
피아노로 훌륭하게 살아난다.
03 Cefca - 이 정도로 재수 없는 경우도 참 찾기 힘든 변태 악당 케프카의 테마 음악.
게임 내의 그 재수없는 변태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다.
피아노 소리가 그 재수없음을 더 증폭시켜 준다. ^^;;;
04 Spinach Rag - 그나마 명랑한 음악.
05 Stragus - 스트라고스의 테마 음악인데, 이 캐릭터만은 왜 이 음악인지 모르겠다.
피아노로 들어도 마찬가지... ^^;;;
06 The Mystic Forest - 문자 그대로의 숲에 어울리는 음악.
07 Kids From Through The City Corner - 이런 세계라도 희망은 역시 어린이일까나.
08 Johnny C Bad
09 Mystery Train - 본성을 감추고 있던 마열차의 이미지 그대로...
10 The Decisive Battle - FF6의 분위기가 뭐랄까 좀 고전 예술 느낌이 있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이런 느낌의 음악이 잘 살아난다.
11 Coin Song - 코인이 돌아가던 엔딩의 시작을 처음 봤을 때 그 느낌이란!
동전이 실제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나는 곡이다.
12 Celes - 세계가 멸망한 후의 세레스에 어울리는 테마곡.
시드와의 생활은 하기에 따라선 정말 암울한 이벤트...
13 Waltz de Chocobo - 심지어 그 명랑함으로 명성이 자자한 초코보의 왈츠조차
뭔가 우울하다.

FF6를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느낌들이 피아노 음색으로 더 깊숙히 다가오는 느낌의 앨범,
역시나 FF6를 플레이했다면 반드시 구입해야할 앨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