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2일 화요일

심금을 울리는 게임음악, 인벤팀이 추천합니다

아이폰과 함께 찾아온 인벤 기자들의 뮤직 라이프.

인벤팀 전체에 아이폰 바람이 불기 시작한 후부터 특유의 흰색 이어폰을 착용하며 출퇴근하는, 이른바 뮤직라이프를 즐기는 기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기존에 풍기던 이미지가 음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를 포함한) '오크형' 혹은 '트롤형' 기자들도 하나 둘씩 동참하면서 대한민국의 음악 대중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는 중인데요,


그러던 어느 날, 음악을 들을 때 특히나 유난을 떨며 가식적인 미소를 짓는 모 기자를 급습해 어떤 노래를 듣고 있는 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프로 레슬링을 방불케 하는 접전 끝에 결국 아이폰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노래를 확인했는데, 역시나 하드코어 게임 음악. 아...뼛속까지 겜덕후 정신이 스며든, 우리만의 동질감을 느끼며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심금을 울리는 게임음악, 인벤팀이 추천합니다"라는 기획기사가 급조되기 시작했고, 추천음악을 하나씩 제출하라는 말에 '전 항상 스피커를 끄고 게임 해서 잘 몰라요.'라고 충격적인 고백을 한 용자들을 제외한 인벤팀 기자가 총 출동했습니다.


봄비와 꽃샘추위가 마치 음반 위에서 커플 트리플악셀을 밟듯 뒤엉키는 요즘, 인벤팀과 함께 멋진 음악 여행을 떠 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 음악을 주제로 말이죠. 자! 시작합니다.


P.S. 자신만의 감명 깊었던 게임 음악을 댓글을 통해 남겨 주시면, 추첨을 통해 총 3분께 문화상품권 1만원 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Tei - "노래가 좋은 데 이유가 있나? 최고의 보컬곡"


▲ 파이널 판타지8

게임 이름: 파이널 판타지8

음악 제목: Eyes on me

추천 이유:

파이널 판타지8을 풀 풀레이하고 마지막 엔딩영상과 함께 흐르는 '아이즈 온 미'를 듣노라면 그 동안의 플레이 내용이 추억처럼 떠오릅니다. 스토리랑 지독하게 잘 어울리는 가사도 일품.






[ 30초 샘플음악 듣기 ]






Vito - "니가 디아블로1 마을 한번 가봐야, 하아~내 귀에 들리는 기타 소리가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 할끼야."


▲ 디아블로1

게임 이름: 디아블로( Diablo)

음악 제목: Town (by Matt Uelmen)

추천 이유:

"오... 후레쉬 미트!". 큰 문이 열림과 동시에 튀어 나오며 크게 소리지르는 디아블로의 첫 보스, 부쳐(Butcher)의 모습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절대적인 공포를 자아냅니다.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믿기어려운 거대한 식칼과 흉측한 입가 사이로 철철 넘쳐 흘러 온몸을 흥건히 적시는 선혈은 맞붙어 싸우겠다는 방금 전의 결의를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게 만듭니다.


부쳐 뒤로 문이 열린 방의 광경은 더욱 참혹합니다. 한 구석에는 마구 절단된 시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천장에는 방금 목잘린 듯한 시체가, 아래에는 그 시체가 씹어 먹기 위해 두 손을 뻗은 채로 안간 힘을 쓰는 언데드 무리가 보입니다.


'일단 살아야 한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온 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즉시 부쳐도 눈치를 챘는지 거대한 식칼을 휘두르며 엄청난 속도로 쫓아옵니다. 일부러 뒤도 돌아 보지않고 미친 듯이 달렸지만, 짐승이 내는 것인지 사람이 내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든 부쳐의 추악한 목소리는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좀처럼 부쳐와의 거리가 벌려지지 않는 상황. 더 진행하게 되면 앞을 가로 막는 벽이 나옵니다. 최후의 도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힘이 빠진 듯 멈쳐있는 캐릭터를 보며 부쳐가 음흉한 미소를 짓습니다. 거대한 식칼을 하늘 높이 치켜 들었다 그대로 내리찍는 순간. 푸른 색의 타운포탈은 특유의 효과음을 내며 열리고, 그 속으로 캐릭터는 그대로 빠져들어 갑니다.


우울한 기타소리와 함께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이 음악. 만약, 음악이 들리는 것을 넘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제 생각에 그 당시 디아블로1의 마을 배경음악은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당신이 서 있는 이 곳은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절대 안전하지 않습니다. 일말의 희망도 없습니다. 공포도 완전히 끝이 난게 아닙니다. 여기는 지하에 우글거리는 악마가 가득한 이 세계의 끝, 트리스트람이니까요."


[ 30초 샘플음악 듣기 ]






Hera - "벌써 10년이 흘렀나? 10년 만에 발견한 악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음악."


▲ 서풍의 광시곡

게임 이름: 서풍의 광시곡( Diablo)

음악 제목: Wind of Memory

추천 이유:

세계를 창조한 신들의 전쟁. 그러한 신들이 창조한 세계의 사람들이 벌이는 패권 차지를 위한 전쟁.그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배신 그리고 서스펜스!(-_-)...를 치밀하게 짜여진 시나리오와 흥미진진한 구성으로 풀어낸 게임으로 평가되고 있는 창세기전.


그러한 게임 시리즈에 전반적으로 깔린 기본 세계관을 바탕으로 알렉산드로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안이 된 '서풍의 광시곡'이라는 게임은 주인공 시라노와 그 약혼녀 메르세데스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게임 줄거리를 묶는 큰 테두리가 됩니다.


모종의 음모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죽음의 감옥으로 보내진 주인공 '시라노'. 그렇게 연인이었던 시라노를 떠나보내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된 '메르세데스'. 그 음모를 만들어 낸 자이자 메르세데스의 아버지인 '체사레 보르자'.






자신을 죽음의 감옥으로 보낸 이들에게의 복수를 위한 집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남은 시라노는 기적적으로 감옥을 탈출하고 이후 체사레의 반대 세력에 들어가 활동합니다.


그러한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들려온 굉장히 귀에 익은 피아노 곡. 바로 시라노와 메르세데스가 서로 사랑했던 날에 직접 작곡하여 메르세데스에게 선물해 준 피아노 곡. 그리고 게임 막바지에 둘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또 다시 체사레의 계략에 말려든 '메르세데스'가 시라노를 위한 독배를 만들어 놓고 기다리면서 말 없이 연주하고 있는 바로 것도 바로 이 곡입니다.


조용하게 흘러가다가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며 모이는 풍부한 음들과 서정적 멜로디가 꽤 좋아서 한 때 이 곡의 악보를 찾던 이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근 이 글을 위해 검색해 보니 예전엔 그렇게 찾기 힘들던 악보가 떡 하니 나타나서 악기에 능통하다면 직접 연주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스토리를 연상하며 함께 들으면 더 좋은 곡이지만 더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이만~:D


[ 30초 샘플음악 듣기 ]






Niimo - "어느 어릿광대의 슬픈 메시지, 치트를 쓰지 말라고!"


▲ 슈퍼마리오 RPG

게임 이름: 슈퍼마리오 RPG

음악 제목: Beware the forest mushrooms, Forest Maze theme

추천 이유:

추천이라거나 최고라는 찬사를 붙이기에 이 BGM은 슈퍼마리오 RPG 라는 게임에서 숲에 들어가면 나오는 한낱 배경음악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기자의 기억에 이토록 오래 남아있는 것은 그 특유의 멜로디와 분위기 때문.


중세시대 어느 어릿광대의 슬픔이 묻어나오는 듯한 애절하면서도 우울한, 그러면서도 중독적인 멜로디가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서는 슬픔을 흘리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어릿광대들의 야누스적 감성을 자극한다고나 할까요.


많은 마리오 음악이 그렇듯, 이 테마도 굉장히 많은 리메이크 음원, 영상이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에서는 모짜르트가 작곡했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을 어떤 음악적 완성도가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특히 기계음성으로 가사가 붙은 Super Mario RPG Song 는 멜로디가 가진 이중적인 감성에 게임의 마력에 중독되어버린 게이머의 입장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수작입니다.

핵심은 이 문장이겠죠. Why we try to cheat in a really good game!




[ 30초 샘플음악 듣기 ]






KyumZ - "한 조각의 추억으로 사라져버린 그 시절을 그려봅니다."


▲ 울티마 온라인

게임 이름: 울티마 온라인

음악 제목: Stone (울티마 온라인 메인 테마)

추천 이유:

인벤 입사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던 PC방에서 처음 만났던 게임이 울티마 온라인입니다. 그 당시 새로운 낯선 땅으로의 모험은 언제나 가슴 설레이게 했죠. 가끔 어디선가 이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날에는 그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벅차오르곤 합니다.

오늘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면서 오래된 기억 속, 한 조각의 추억으로 사라져버린 그 시절을 그려봅니다.





[ 30초 샘플음악 듣기 ]






Fact - "주인공보다 인기 높은 멋진 악역의 대표주자, 세피로스의 테마"


▲ 파이널 판타지 7

게임 이름: 파이널 판타지 7

음악 제목: 편익의 천사(片翼の天使, One-Winged Angel, by Nobuo Uematsu)

추천 이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일본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던 7편은 주인공 클라우드와 라이벌이자 모든 사건의 원흉인 세피로스의 대결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짓는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뛰어넘는 전투 능력과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발, 수려한 외모로 7편의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서 높은 인기를 얻은 세피로스. 그 인기를 바탕으로 원작 7편 발매 이후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어드벤트 칠드런과 크라이시스 코어 및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 등에 출연하는 등 멋진 악역으로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세피로스의 압도적인 힘과 천사를 연상시키는 날개를 주제로 작곡된 세피로스의 테마 편익의 천사는 파이널 판타지 오케스트라인 Distant World 연주회에서 앵콜곡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연주 개시와 함께 청중들이 입을 모아 환호성을 지르는 최고의 곡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 30초 샘플음악 듣기 ]






Ulf - "이 노래를 듣는 순간 나는 이미 돛을 펴고 바다 바람을 맞고 있는 항해자."


▲ 대항해시대 온라인

게임 이름: 대항해시대 온라인

음악 제목: Opening (by 칸노 요코)

추천 이유: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해 본 유저들이라면 너무나도 친숙한 Opening입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이 OST를 듣고 있노라면...

번개가 치고 폭풍이 이는 바다를 거칠게 항해하는 범선의 모습
그 폭풍우 속에서도 번개 소리를 가르는 대포의 함성

대부호가 되고자 하는 부푼꿈을 가진 젊은 상인의 포부
풍요로운 미지의 대륙을 향해 항해를 시작하는 한 모험가의 설레이는 마음

거친바다, 풍요로운 바다, 설레이는 바다의 감정들.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 짧은 곡 하나에 모두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 30초 샘플음악 듣기 ]






Artz - "'게임팩’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충격과 환희를 안겨준 바로 그 음악! SFC라는 열악한(?) 하드웨어에서 음성(보컬)이 포함된 오프닝 음악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 테일즈 오브 환타지아

게임 이름: 테일즈 오브 환타지아

음악 제목: 꿈은 끝나지 않아

추천 이유:

지하상가에서 힘들게 공수해온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게임팩을 SFC에 삽입합니다. 잠시 후 시커멓게 뒤덮혔던 TV화면 사이로 알 수 없는 일본어가 쓰여 지고, 뜻은 모르지만 발음만큼은 선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 지긋하신 분의 음성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게임 플레이 영상, SFC 게임 치고는 고급스럽고 잔잔하게 깔리는 BGM, 이미 이것만으로도 대만족.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BGM을 뚫고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 아리따운 여성의 음성....음성...음성?! 보컬?!!!!


그렇습니다. 그 당시 SFC라는 하드웨어에서는 절대 불가능할 줄만 알았던 보컬이 포함된 오프닝 곡이 울려 퍼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충격과 공포...아..아니.. 충격과 환희 그 자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그랬습니다.






노래 가사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누가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SFC라는 하드웨어에서 구동된 게임에서 아리따운 여성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것만으로도 어느 유행가보다 아름답고 신나는 선율이라 생각했습니다.


여타 게임과는 달랐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팩 게임들의 오프닝이 변변치 못했던 것(?)은 사실이나 팩을 꼽자마자 스타트키를 연타하던 내 손가락이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를 플레이할때 만큼은 수줍은 새색시마냥 얌전해졌습니다. 이미 수십 번 들었던 오프닝 곡을 또다시 듣습니다.


일본어라고는 카타카나로 된 게임메뉴 정도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인 기자가, 읽지도 못하고 뜻도 모르는 일본어 노래를 외워버렸습니다. 물론 정확한 발음인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 게임 음악은 아직도 내 MP3 용량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30초 샘플음악 듣기 ]






Its - "리듬액션은 하지 못해도 리듬액션의 곡은 좋아할 수 있다고!"


▲ pop'n music 15 ADVENTURE

게임 이름: pop'n music 15 ADVENTURE

음악 제목: 의연하게 피어나는 꽃과 같이 (by 붉은 리트머스)

추천 이유: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90년대 말은 Dance Dance Revolution과 Pump it up!으로 대표되는 리듬액션의 전성기였습니다.


하지만 신이 내린 리듬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리듬액션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그저 친구들이 하는 플레이를 뒤에서 보며 ‘우와, 짱이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죠. 그나마 용기를 내서 나름 덜 힘든(?) EZ2DJ에 도전해 봐도 클리어가 가능한 곡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Look out 뿐... Orz


그 이후로 리듬액션 게임은 절대로 즐길 수 없는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적어도 이 곡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이른바 “나데시코 락(撫子ロック)”이라고 불리는 “의연하게 피어나는 꽃과 같이”는 pop'n music 15 ADVENTURE에 처음 등장한 이후,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기타도라), 유비트, DDR X등 다양한 게임으로 이식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비록 리듬게임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듣고 있으면 박자에 맞춰 심장이 쿵쾅거리고 기분이 고조되는 신기한 곡입니다.


여전히 리듬액션이라면 첫 번째 스테이지의 곡을 클리어하지 못할 정도의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이 곡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리듬액션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무리겠지만 -_-;





[ 30초 샘플음악 듣기 ]






Miika - "아련히 떠오르는 예전 기억들.."


▲ 테일즈위버

게임 이름: 테일즈위버

음악 제목: Second Run

추천 이유:

- 오늘은 학교에서 이랬는데..
- 레벨업 반칸 남았는데 언제 해~-_-;


물약을 사러 마을에라도 왔을때 반가운 얼굴이라도 만나면 길드원을 불러다가 다같이 둘러 앉아서 새벽까지 서로 오가는 이야기를주거니 받거니 아침해가 뜨는지 몰랐습니다. 레벨업 경쟁이라도 붙게 되면 밤잠도 설쳐가며 물약을 잔뜩 사들고 필드 안으로 들어가서 몇시간이고 사냥을 하며 레벨업을 하고 레벨업 후 받는 포인트로 좋아라 스탯을 올리며 뿌듯해했죠. (소소한 득템까지 하게 되면 기분? 끝내주죠!)


마을 한적한 곳에서 나 홀로 조마조마 인챈트를 하며 제발 떠라! 눈을 감고 기도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세워둔 상점을 기웃거리며 아이쇼핑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던 장소에서 친구들과 잡템들을 뿌리며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하고, 그러다 돈이 없어지면 사냥터에 가서 눈치를 보며 잡템을 줍고 무게가 꽉 차서 마을에 와서 팔기도 했고요.






재료가 없어서 만들 수 없던 스태프를 서버 최초로 만들어 당당히 끼고 다녔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것 마냥 행복했지요. 사소한 말다툼과 소문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일도 아닌데 오해하고 말다툼이 오고가서 얼굴을 붉히고 나중엔 머슥하게 하하^^; 웃으며 화해도 하구요.


그렇게 주마등처럼 그때의 기억들이 흘러갑니다.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노라면 '그때 그랬지' 하나둘씩 떠오르는 예전이 생각나서,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 그래서 더욱 아련해집니다.


희노애락을 함께 하던 그때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죠. 마음 한켠에 그때의 기억을 추억으로 남겨두고 남겨진 음악은 그때의 기억들을 회상하게 합니다. 피아노로 연주되는 밝고 잔잔한 노래는 뭉클해지게도 하고, 그리워지게도 합니다. 파란 하늘을 등지고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를 듣는 이스핀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Cker - "이처럼 게임 분위기를 잘 표현한 음악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 릴(RYL) 온라인

게임 이름: 릴(RYL) 온라인

음악 제목: 사이너 아일랜드 뉴베린 항구 배경음악

추천 이유:

카르테란트 왕국의 영광은 이미 사라졌고 함께 아칸과 싸우던 전우들은 하나씩 쓰러지거나 떠나갔습니다.


과거 왁자지껄했던 사이너 아일랜드의 뉴베린 항구. 하지만 이제는 황폐해졌고 사람들은 떠나갔고 이제 이곳을 지키는 것은 끝없이 들리는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뿐입니다. 오늘 하루도 많은 아칸과의 전투를 치르고 지친 뉴베린 항구의 높은 건물위로 올라가
먼 바다만 쳐다봅니다.


아무도 없는 작은 항구 마을.. 바다와 나 그리고 갈매기..


이 음악은 잠시 왔다가 떠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 때나마 활기찼던 과거를 추억하며 언젠가는 그 때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남아있는 자의 쓸쓸함을 그대로 잘 표현해주는 듯합니다.


이 음악은 종종 볼 수 있는 높은 퀄리티나 유명한 가수나 작곡가가 참여한 곡이 아닙니다. 타이틀을 가지고 많은 인지도를 가진 음악도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을 위한 게임음악이라면 그 게임의 배경과 분위기를 표현할수록 좋은 게임음악이 아닐까요?





[ 30초 샘플음악 듣기 ]






Roii - "우리는 영웅을 꿈꾼다. 그리고 영웅을 찾는다.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내 가슴 속의 영웅을.."


▲ 파이널 판타지7: 크라이시스 코어

게임 이름: 파이널 판타지7: 크라이시스 코어

음악 제목: Why (ED Theme)

추천 이유:

"영웅이 되고 싶다면 꿈을 품어라. 그리고 어떤 때라도 솔져의 긍지를 버리지 마라."
"살아라, 나의 긍지와 꿈.. 전부 주마. 네가.. 내가 살았다는 증거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 속의 영웅을 찾습니다. 완벽한 멘토? 라고나 할까요. 개개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영웅을 찾는 것이 꼭 기대기 위해서만은 아니니까요.


전 유난히 영웅에 매료되는 편입니다. 영화도, 게임도, 만화도 이야기가 있는 대부분에서 영웅을 찾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그런 이유때문에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영웅들의 세계에서 같이 숨쉬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 노래는 제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를 새롭게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누군가는 웃을 지도 모르지만, 온 몸에 전율이 흐를 만큼의 감동적인 게임과 노래였습니다. FFCC의 주인공 잭스가 남긴 마지막 말은 물론 평범한 대사였을 수도 있지만, 유저에게 전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제 가슴 속의 감동이 살아있는 한 그는 살아 있는 거니까요.


솔직히 음악만 들으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필히 게임을 함께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여담이지만 좀 더 호방한 느낌의 노래를 좋아하신 다면 DoA의 '영웅'도 들어보시는게 좋겠군요.


[ 30초 샘플음악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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